한국에서 뮤지컬은 2001년 이후 꾸준한 관객증가와 시장 확대로 연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뮤지컬 산업은 소득 증가와 여가 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점차 전도유망한 문화 산업의 큰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마니아의 확산과 스타의 등장, 전용극장 확대 등 산업으로서의 뮤지컬은 한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는 이를 ‘뮤지컬 시장의 격동기’라 칭하고 있을 정도다. 어느덧 2008년의 반을 접은 지금, 뉴스테이지에서는 뮤지컬 시장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측정해보기 위해 뮤지컬 상반기 결산을 시도했다.
이번 상반기 결산에서는 올 한해를 가기 전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공연들을 총 정리하여 앞으로의 뮤지컬 방향과 전망을 미리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터넷 다음 카페 ‘웰컴 투 브로드웨이(Welcome to Broadway)’와 ‘뮤지컬 마니아(Musical Mania)’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하였다. 본 내용은 설문을 토대로 한 결과이다.
상반기 가장 좋았던 해외라이선스(오리지널 공연 포함) 작품은 전체에서 31%를 차지한 뮤지컬 ‘나인’이 선정되었다. 다음 2위는 전체에서 17.7%를 차지한 뮤지컬 ‘이블데드’가 뽑혔다. 코믹, 컬트, 호러! 세 가지 요소를 짬뽕시킨 뮤지컬 ‘이블데드(Evil Dead)’는 새로운 뮤지컬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3위는 전체에서 15.5%를 차지한 뮤지컬 ‘컴퍼니’가 뽑혔다. 이 작품은 인생과 결혼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한 기막힌 통찰을 다루고 있다.
이제는 상반기 가장 아쉬웠던 해외라이선스(오리지널 공연 포함) 작품과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1위는 전체에서 15.38%를 차지한 뮤지컬 ‘더 라이프’가 선정되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응답자는 “공연은 올라갈 때마다 그 시대에 맞는 주제와 메시지를 가지고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라이프의 예전 공연이 몇 년 전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올라갔던 것에서 고친 것 없이 거의 그대로 올린 느낌이 든다. 단순히 많은 앙상블들이 나오는 화려한 볼거리 제공이 공연의 이유라면 그만한 역할을 하는 공연은 매우 많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2위는 전체에서 10.25%를 차지한 총 4개의 작품으로 뮤지컬 ‘그리스’, ‘유로비트’, ‘컴퍼니’, ‘햄릿’ 등이 뽑혔다. 먼저 뮤지컬 ‘그리스’에 대해 “예전의 그 명성을 잇기에는 배우들의 흡입력이 다소 모자란 듯 보여진다”라고 전했고, 뮤지컬 ‘유로비트’는 “공감대가 없었다. 한국인들과는 맞지 않는 개그였고, 공연 중 참가 투표를 뽑은 점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선정된 뮤지컬 ‘컴퍼니’에 대해서 응답자의 대부분은 “훌륭한 배우들의 출연이었지만 스토리 자체가 공감대가 다소 떨어졌다. 오리지널 DVD를 보고 라이선스 공연을 봤는데 오리지널의 좋은 것들이 쏙 빠져있었다”라고 답했고, 뮤지컬 ‘햄릿’에서는 “1차 공연 때의 박진감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을 설명하느라 스토리 설명에만 치중한 느낌이 들어서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공연장의 무대가 산만했고 고친 대본은 작품의 힘을 반쯤 앗아간 것 같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2008년 상반기 가장 인기를 모았던 작품은 뮤지컬 전체에서 60%를 차지한 ‘형제는 용감했다’이다. 그 다음이 바로 전체에서 31%를 뮤지컬 ‘나인’이다. 이 작품은 창작뮤지컬 재공연 작품 중에서 27.14%로 1위를 차지한 뮤지컬 ‘빨래’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어 전체 2위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상반기 결산을 토대로 우리나라 뮤지컬 작품들이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그 능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공연문화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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